P2P의 전설 당나귀(eDonkey),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by hfkais | 2006. 9. 13. | 1 comments

링크 : WWW of CYS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세계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P2P 프로그램 당나귀(eDonkey)가 서비스 종료를 고했다. 어제부터 당나귀 클라이언트에서 서비스 종료 메시지를 출력하더니, 이제 홈페이지에 공지사항까지 떴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WWW of CYS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나귀(eDonkey)는 명실상부한 최고, 최대의 P2P 프로그램이었다. 유럽, 북미,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했다. 물론 공유할 수 있는 파일수도 엄청났다. 전 세계에 수많은 서버들이 가동되고 있었으며, 이는 뛰어난 성능의 당나귀 프로토콜을 통해 이어졌다. 오리지날 당나귀 클라이언트(eDonkey2000 최종버전 1.4.x)도 매우 훌륭했지만, 아류작 클라이언트들은 보다 뛰어난 성능과 편의성을 제공하며 당나귀 네트워크의 확장에 일조했다. 특히 이뮬(eMule)은 오리지날을 앞서는 성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다른 클라이언트들도 많은 사용자들에게 유용하게 쓰였다(물론 개중엔 프루나와 같이 욕먹는 클라이언트도 있다).

그러나 당나귀를 비롯한 당나귀 프로토콜, 아류 클라이언트들에게는 부정적인 측면도 많았다. 바로 P2P의 가장 큰 문제점인 불법복제, 저작권 침해 등이다. 사실 당나귀에서 검색어만 치면 웬만한 소프트웨어는 쉽게 다운로드받을 수 있었다. 복잡한 회원가입도 필요 없고, 별도의 결제를 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릴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불법복제 그룹들이 친절하게 크랙이나 시리얼까지 넣어서 배포해주었다. 때문에 엄청난 수의 소프트웨어나 음반 등이 당나귀를 통해 대량으로 불법복제 되었다. 이 과정에서 심각한 저작권 침해가 발생했고, 결국 당나귀 서비스 종료의 원인이 되었다.

또한 당나귀를 통한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의 피해도 꽤 컸다. 오리지널 당나귀 클라이언트의 경우, 설치 때부터 몇 개의 애드웨어가 자동으로 설치되곤 했다(사용자가 조금만 주의하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것들이다). 또한 다운로드받은 파일에 바이러스나 악성코드가 심어져 있거나, 파일명만 바꾼 엉뚱한 가짜파일인 경우도 많았다. 어떤 음반회사에서는 자사 소속 음악의 mp3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일부러 가짜파일을 만들어 대량으로 배포하곤 했다(노래가 몇초 나오다가 끊어진다거나, 엉뚱한 노래가 들어있기도 한다).

여하튼, 이 글을 쓰고 있는 2006년 9월 13일 수요일 오후 2시 현재 오리지널 당나귀 클라이언트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인사말만 적혀있을 뿐이다. 아류 클라이언트인 이뮬이나 프루나 쪽의 반응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프루나의 경우 아예 회사를 차리고 운영하고 있는데,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

지금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은 당나귀 프로토콜이 계속 살아있을 것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우선 지금 현재 오리지널 당나귀 클라이언트를 실행시키면, 당나귀 클라이언트는 사용할 수 없지만 서버엔 멀쩡히 접속할 수 있다(서비스 종료 안내 메시지 뒤에서 자동으로 서버에 접속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아직 서버쪽은 살아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오리지날 당나귀 클라이언트가 죽어도 이뮬이나 프루나, 동키호테 등의 다른 클라이언트로는 계속 사용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당나귀 프로토콜 내의 모든 서버가 죽어버리면, 타 클라이언트로도 사용은 불가능해진다. 미 연방법원에서 내렸다는 판결이 '당나귀 클라이언트'에만 해당되는 것인지, '당나귀 프로토콜과 서버'도 해당되는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겠다.

전세계적인 P2P 프로그램 당나귀의 서비스 종료로 많은 P2P 프로그램들이 큰 타격을 입을게 뻔하다. 이 과정에서 웹하드 방식의 공유 사이트들은 어떻게 될까? 메신저를 통한 파일전송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아직 크게 불붙진 않았지만, 당나귀 서비스 종료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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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1. 답방왔어요~^^
    아쉬워용. 당나귀 잘 썼었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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