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제가 쓰는 컴퓨터에서 고성능/고가형 그래픽카드는 써본 적이 없습니다. 로드맵상 중간에 위치하는, 흔히 메인스트림급이라 불리는 제품들이나 그 이하의 중저가형 그래픽카드만 써왔죠. 저렴하면서도 웬만한 게임은 옵션을 조절해주면 가능하고, 어차피 고사양 게임은 거의 안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요새는 오히려 메인보드 내장그래픽도 상당히 좋아 보이더군요.
그런데 이러한 중저가형 그래픽카드들의 단점 중 하나가 바로 빈약한 쿨러를 장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40mm급의 작은 팬, 모양만 그럴 듯한 히트싱크, 제멋대로 규격의 2pin 커넥터 등등… 당장 쓰기엔 전혀 문제 없지만, 1~2년 쯤 지나면 팬의 내구성이 다되어 덜덜덜 굉음이 나기 시작하죠.
현재 사용중인 ATi Radeon HD3650도 그런 제품이었습니다. 얼핏 보기에 꽤 커 보이는 히트싱크와 블로워 방식의 팬으로 무장했지만 저가형은 저가형이죠. 1년 반~2년 정도 쓰다 보니 팬 내구성이 다되어 덜덜덜 굉음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가끔은 아예 팬이 돌지 않기도 했어요. 게다가 히트싱크 사이사이에 먼지도 많이 끼어 청소가 시급했지만, 청소하기 복잡한 구조에다 맞는 드라이버도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래픽카드에서 나는 굉음을 더는 참지 못하고 결국 사제쿨러를 구입했습니다. 원래 컴퓨터 부품을 구입할 때 많이 고르고 또 고르는 편이지만 이날 만큼은 정말 성질이 나서 그냥 다나와 VGA쿨러 부문 1위 제품을 호환성만 체크하고 바로 질러버렸죠. 바로 오늘 소개할 APACK ZEROtherm GX810 입니다.